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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냄새만 맡아도 속이 안 좋아요.”

    항암치료 중 가장 흔한 부작용 중 하나가 식욕 저하입니다. 구토, 미각 변화, 입안 통증, 소화불량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환자들이 음식을 거부하거나, 식사 자체가 고역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치료 효과를 높이고 회복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선 영양 섭취가 꼭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입맛이 없을 때도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는 식사 전략과 음식 선택 팁을 안내합니다.

    항암치료 중 식욕이 떨어지는 원인과 기본 대응

    항암치료로 인한 식욕 저하는 단순히 배고프지 않다는 정도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미각 변화 ▲냄새에 민감해짐 ▲위장 장애 ▲피로 ▲불안감 등의 요인이 복합 작용하며 음식을 멀리하게 됩니다. 특히 금속 맛이나 쓴맛이 느껴지는 등 음식의 맛이 달라져 먹는 즐거움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억지로 식사량을 늘리기보다, **‘잘 먹기’보다 ‘덜 힘들게 먹기’**를 우선 목표로 잡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하루 세 끼를 꼭 먹는 것보다, 2~3시간 간격으로 **소량씩 자주 먹는 방식(스몰 밀)**이 부담을 줄입니다. 예를 들어 식사 대신 간식처럼 요거트, 삶은 계란, 죽, 과일 등을 나눠 섭취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냄새에 민감해진 경우, 음식은 식혀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따뜻한 음식은 향이 강하게 퍼지므로 입맛을 더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차가운 죽, 미지근한 스프, 냉국류 등은 냄새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입맛이 없을 때는 음식의 ‘온도’, ‘형태’, ‘냄새’까지 고려해야** 식사 거부감을 낮출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매번 많이 먹는 것보다 **하루 총 섭취량을 일정 수준 유지하는 것**입니다. 입맛이 없을수록 식사의 질보다 섭취 ‘빈도’를 높이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를 위해 가족이나 간병인이 ‘먹자’는 말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음식을 자주 보여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맛이 없을 때 도움이 되는 음식 유형과 조리법

    식욕이 없을 때는 음식의 영양보다 **‘먹기 쉬움’과 ‘선호도’**가 우선입니다. 치료 중 입맛이 변하므로, 평소 좋아하던 음식이 부담스러울 수 있고 반대로 새로운 음식이 더 잘 맞을 수도 있습니다. 다음은 많은 환자들이 입맛 없을 때 선호하는 음식 예시입니다:

    • 미음, 죽, 스프 등 부드러운 음식 (예: 단호박죽, 감자스프)
    • 차가운 과일류 (바나나, 수박, 배), 냉장 보관한 플레인 요거트
    • 수분이 많은 음식 (오이무침, 냉채, 젤리, 우무묵)
    • 고기 대신 두부나 계란처럼 소화가 쉬운 단백질 식품
    • 입안을 자극하지 않는 밋밋한 국물 요리 (미역국, 맑은 된장국)

    음식 조리법은 **기름기 적고, 양념이 강하지 않은 방식**이 좋습니다. 굽기보다는 찌기, 삶기, 데치기 같은 조리법을 택하세요. 특히 생선은 구울 때 냄새가 강하므로, 생선살을 찐 후 양념 없이 레몬즙만 살짝 뿌려 먹는 것도 좋은 대안입니다.

    미각 변화로 금속 맛이 느껴지는 경우엔 **금속 재질 숟가락 대신 나무나 실리콘 재질**의 식기를 사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음식이 텁텁하게 느껴질 때는 깔끔한 국물류, 무가당 과일 주스 등이 입안을 정리하는 데 좋습니다.

    모든 환자에게 같은 음식이 맞는 건 아닙니다. 치료 중 **하루하루 식단을 기록해보며 자신에게 잘 맞는 식품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건 먹기 편했다’, ‘이건 냄새가 힘들었다’는 식의 간단한 메모만으로도 가족과 간병인이 식단을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영양을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인 식사 전략과 보조 방법

    입맛이 없더라도 영양은 유지해야 합니다. 단백질, 수분, 탄수화물, 비타민을 고르게 섭취하려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한 끼에 하나의 영양소라도 섭취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입니다. 예: 바나나(탄수화물) + 삶은 계란(단백질) + 수프(수분) 조합.

    음식을 전혀 못 먹는 날이 이어질 경우에는 **의료용 영양 보충식**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시중에는 암 환자용으로 개발된 고열량 영양 음료(예: 앤슈어, 메디웰, 뉴케어 등)가 있으며, 처방 없이 약국이나 온라인에서도 구입 가능합니다. 하루 1~2회 음료 형태로 섭취하면 최소한의 열량과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영양 농축’ 음식 만들기**입니다. 예를 들어 미음을 만들 때 닭가슴살 국물을 우려내어 사용하거나, 감자 스프에 두유나 달걀노른자를 섞는 방식으로 소량에 더 많은 영양을 담는 방법입니다. 입맛이 없더라도 **적은 양으로 효과를 높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지막으로, 혼자 식사하는 것이 힘들다면 **가족이나 지인이 함께 식사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식탁에 밝은 조명을 켜고, 음악을 틀고, 대화를 곁들이면 식욕이 저하된 상태에서도 한입이라도 더 먹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 중의 식사는 전처럼 맛있고 즐거운 시간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양은 곧 회복’이라는 인식을 갖고, 부담 없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누구든지 **조금씩, 꾸준히** 식사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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