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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는 끝났지만, 몸이 예전 같지 않아요.”
항암치료를 마친 후 체력 저하, 근육 약화, 피로감 등으로 일상 복귀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은 생존자들이 합니다. 회복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언제부터’, ‘어떻게’, ‘얼마나’ 해야 할지 막막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 글에서는 병원 밖, 집에서도 실천 가능한 안전한 회복 운동 루틴을 단계별로 안내합니다.
항암치료 후 운동이 필요한 이유와 시작 시점
항암치료는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치료가 끝난 후에도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가 오래 지속됩니다. 특히 근육량 감소, 심폐 기능 저하, 불면증, 우울감 등이 동반되면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운동은 이런 문제를 **가장 자연스럽게 회복시키는 비약물적 방법**입니다.
운동은 단순한 체력 회복뿐 아니라, **면역세포 활성화, 림프 순환 개선, 수면의 질 향상, 재발률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2025년 기준 대한암협회의 가이드에 따르면, 항암 종료 후 바로 가벼운 움직임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시작 시점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항암치료 종료 후 2~3주 경과 시점**, 혹은 **회복기 수치(백혈구, 혈소판 등)가 정상 범위에 도달한 이후**로 권장됩니다. 물론 시작 전 주치의와 상담은 필수이며, 고열, 빈혈, 심한 어지럼증 등이 남아 있다면 운동을 미루는 것이 안전합니다.
운동은 처음부터 ‘체력단련’이 목적이 아니라 **움직임을 되찾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간단한 스트레칭, 벽 짚고 서기, 앉았다 일어나기 등의 일상 동작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몸은 점차 적응을 시작합니다. 하루 5분, 10분씩 천천히 늘려나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단계별 회복 운동 루틴
병원에 나가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운동 루틴은 충분히 다양합니다. 다음은 암 생존자에게 권장되는 **3단계 운동 루틴**입니다:
1단계: 초기 회복기 (운동 시작 1~2주차)
- 목, 어깨, 손목, 발목 등 관절 돌리기 (좌우 10회)
- 의자에 앉아서 무릎 들기 (한쪽씩 10회)
- 깊은 복식호흡 1분, 3세트
- 창문 열고 가벼운 제자리 걷기 (5~10분)
초기에는 **움직임 자체에 집중**하며, 땀이 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매일 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입니다.
2단계: 중간 회복기 (운동 3~6주차)
- 계단 오르내리기 (1층 기준 하루 3회)
- 팔 들어올리기, 옆으로 벌리기 등 팔 근력 운동 (물병 500ml 사용)
- 앉았다 일어나기 10회 × 2세트
- 실내 자전거 또는 실내 산책 (10~20분)
이 시기부터는 **근육 사용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합니다. 운동 후 피로가 심하게 누적되지 않는 선에서 유지해야 합니다.
3단계: 일상 복귀기 (운동 7주차 이후)
- 요가 매트 위 스트레칭 (아침 10분)
- 저강도 요가 또는 홈필라테스 (유튜브 15~30분 콘텐츠 활용)
- 가벼운 산책 또는 공원 걷기 (30분 이상)
- 가정용 밴드를 이용한 근력 강화 운동
이 단계부터는 외부 활동을 점차 늘려도 되며, 운동 후 컨디션을 매일 기록해두면 체력 회복 속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 운동 시간은 하루 30분 내외로, **아침-오후 2회 분할**하여 부담 없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복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절대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내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 시 주의해야 할 사항과 꾸준함을 위한 팁
항암치료 후 운동은 무조건 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지속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음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주의사항입니다:
- 열이 날 때, 어지럼증이 심할 때, 심장이 빠르게 뛸 때는 운동 중단
- 백혈구 수치가 낮거나, 감염 위험이 높을 땐 외부 운동 피하기
- 상처 부위나 중심정맥관(CVC) 삽입 부위 주변은 무리한 움직임 금지
- 식사 직후, 수면 직전 등 피로할 때 운동 삼가기
꾸준히 운동을 하기 위해선 **기록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달력에 ‘운동한 날’을 체크하거나, 간단한 운동 일지를 작성해보세요. “오늘은 팔 돌리기 3세트, 제자리 걷기 10분 완료!” 같은 짧은 메모도 동기부여가 됩니다.
또 하나는 **운동 파트너 만들기**입니다. 가족, 친구, 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같은 경험을 한 생존자들과 함께 소통하며 운동 인증을 주고받는 것도 큰 힘이 됩니다. 영상 기반 홈트레이닝 앱이나 유튜브 콘텐츠도 활용도가 높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동이 체력뿐 아니라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쌓인 작은 움직임들이 곧,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디딤돌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