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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말해야 할까요? 계속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암 진단을 받은 직장인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고민 중 하나입니다. 치료를 받는 동안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회사에 상황을 알려야 할지, 일하면서 치료가 가능한지 등 수많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이 글에서는 항암치료 중 직장 생활 유지 가능성, 실제 회사에 통보하는 방법, 그리고 일과 치료를 병행하기 위한 전략을 정리했습니다.
항암치료 중 직장 생활이 가능한지 판단하는 기준
항암치료 중이라고 해서 무조건 일을 쉬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환자들이 치료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고 있으며, 실제 가능 여부는 치료 강도, 부작용 정도, 환자 체력, 업무 성격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저강도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는 경우 부작용이 비교적 적고 체력 소모도 크지 않아 사무직 종사자라면 업무 지속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고용량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하는 경우 메스꺼움, 탈모, 면역저하, 극심한 피로 등이 나타나기 때문에, 물리적 출근이나 집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업무의 형태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현장 근무나 교대 근무처럼 체력과 시간 통제가 어려운 직종은 병행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재택근무, 유연 근무가 가능한 경우라면 치료 일정을 조정하여 업무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주치의와 상담 후 1~2회 치료를 받은 뒤 자신의 반응을 파악한 후** 업무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치료 1회차 후 본인이 피로, 소화불량, 감염 위험 등 어느 정도의 부작용을 경험하는지를 파악하면, 이후 스케줄을 현실적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 알릴 것인가 말 것인가, 결정하는 방법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회사에 반드시 알려야 할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알리는 쪽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업무 조정, 병가 신청, 의료비 관련 서류 처리** 등이 필요할 수 있고, 상사의 이해가 있으면 치료 일정 조정도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알리는 시기와 방법이 중요합니다. 너무 이른 시점에 이야기하면 불필요한 걱정이나 편견을 유발할 수 있고, 너무 늦으면 돌발 상황에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시점은 **치료 계획이 어느 정도 구체화된 후**, 치료 일정을 고려해 업무 영향이 생길 부분을 예측할 수 있을 때입니다.
통보 방식은 너무 감정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정보 전달** 방식이 바람직합니다. 예: “진단을 받았고, 앞으로 2~3개월간은 격주로 치료가 예정되어 있어 출근 일정에 일부 조정이 필요합니다. 치료 반응에 따라 조정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도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민감한 부서에 근무하거나 평가 시즌이 가까운 경우, 일부 정보만 전달하고 진단명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회복과 치료를 최우선**으로 두되, 직장과의 신뢰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택하는 것입니다.
치료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략
암 치료 중 일을 계속하려면 몇 가지 실용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첫째, **치료 스케줄을 미리 회사 일정과 연동**해 계획하세요. 예를 들어 항암치료를 금요일에 받고, 주말 동안 회복한 후 월요일부터 정상 출근하는 식의 리듬을 만드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둘째, 치료 후 나타나는 **부작용을 미리 대비**하세요. 항암치료 후 흔히 겪는 피로, 두통, 소화불량 등을 고려해 약과 영양식, 물품 등을 미리 준비하고, 회복이 오래 걸릴 경우에는 주간 단위 근무 조정안을 상사와 협의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내 몸 상태에 대한 신호를 놓치지 마세요.** 무리하다가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심한 피로로 인해 치료 일정이 지연되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일이 아무리 중요해도, 치료 우선 원칙은 반드시 유지해야 합니다.
넷째, 정신적 피로도 고려하세요. 환자 본인은 괜찮다고 느낄 수 있지만, 업무 집중력 저하나 감정 기복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럴 땐 회사 내 정신건강 상담, 외부 심리지원센터 등을 통해 감정 조절 루틴을 마련하는 것도 병행에 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암 투병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암 생존자 모임** 등을 통해 일과 치료를 병행한 사람들의 실제 사례를 참고하면 훨씬 현실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전략을 보고 자신에게 맞게 조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