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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현재 국내 암 환자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60%를 넘어섰습니다. 노년층은 암 발생률이 높을 뿐 아니라, 기존의 만성질환, 체력 저하, 약물 부작용 위험 등 다양한 요소로 인해 치료 전략에서도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고령 환자의 암 치료에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들과 실제 적용되는 치료 전략, 그리고 치료 결정 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소개합니다.
노년층 환자의 특성과 치료 결정 기준
고령 환자는 신체적 노화뿐 아니라, 인지기능, 사회적 환경, 정서적 상태 등 다양한 요인이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단순히 ‘나이’만으로 치료 방향을 정하기보다, **기능적 나이(physiological age)**를 평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병원에서는 ▲일상생활 수행능력(ADL) ▲기초 체력 ▲영양상태 ▲인지기능 ▲동반질환 등을 포함한 **노인의학적 종합 평가(Geriatric Assessment)**를 실시합니다.
이 평가를 바탕으로 치료의 적극성, 치료 지속 가능성, 부작용 감내력 등을 예측할 수 있으며, 치료 목표도 완치, 생존 연장, 증상 완화 중 어떤 방향으로 설정할지 결정됩니다. 특히 항암제의 경우, 노년층은 간·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약물의 대사와 배출 속도가 느려지고, 약물 독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령 환자에게는 **저용량부터 시작하는 감량 요법(start low, go slow)**이 원칙이며, 부작용 모니터링과 약물 상호작용 평가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여러 약을 복용하는 **다약제 복용(polypharmacy)** 문제도 고려 대상이며, 기존에 복용 중인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약제와 항암제 간 상호작용 여부를 사전에 점검해야 합니다.
항암치료 전략의 조정과 치료 목표 설정
노년층에서도 조기 진단된 암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료 부담이 큰 고강도 항암요법보다는 **선택적 치료 전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수술이 가능한 경우에도 수술 후 회복 능력을 고려해 최소 침습 수술이나 국소치료가 권장되며,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방사선 단독 또는 저강도 항암요법으로 대체하는 방식이 적용됩니다.
항암화학요법의 경우, 고령 환자에게는 **단일제 요법(mono therapy)** 또는 표준 요법의 감량 버전이 우선 고려됩니다. 면역항암제의 경우에는 노년층에서도 내약성이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젊은 환자보다도 반응률이 높은 결과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면역 이상반응 발생 시 회복이 더딜 수 있으므로 모니터링이 중요합니다.
치료 목표 설정은 고령 환자에게 특히 중요합니다. 치료 자체의 목적이 ‘완치’인지, ‘삶의 연장’인지, 아니면 ‘증상 완화 및 삶의 질 유지’인지에 따라 접근이 달라지며, 환자 본인의 가치관과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반영되어야 합니다. 일부 고령 환자에서는 공격적 치료보다 **완화치료(palliative care)**와 지지요법을 중심으로 하는 접근이 삶의 질에 더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령 환자 치료 시 주의사항과 가족의 역할
고령 환자의 암 치료는 단순한 약물 선택이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관리 체계를 고려해야 합니다. 가장 큰 위험은 **치료 도중 급성 합병증**으로 인한 입원과 전신 쇠약입니다. 항암 부작용이 시작되면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으며, 회복 속도도 매우 느려 장기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 전 체력 회복을 위한 사전 준비(프리해빌리테이션)가 권장되며, 충분한 영양과 휴식이 기본이 됩니다.
치료 중에는 낙상, 탈수, 혼란(섬망), 감염, 심장 부정맥 등 노년층에서 흔한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한 일상생활 안전 계획도 필요합니다. 또한 병원 외 진료 환경에서는 **보호자나 가족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치료 결정 과정에서부터 환자의 의견을 잘 반영하고, 병원 진료 동행, 약물 복용 관리, 생활 리듬 유지까지 전반적인 지원이 요구됩니다.
최근에는 고령 암 환자를 위한 맞춤형 클리닉, 간병자 교육 프로그램, 재택의료 연계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지역사회 중심의 암 관리 체계**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노년층 환자는 단순히 '나이 많은 환자'가 아니라, 독립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주체로서 존중되어야 하며, 치료 전후 모든 의사결정에 본인의 의지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맞춤 치료의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