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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의 성공 여부는 환자에게 투여되는 약물이 얼마나 잘 맞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같은 암종이라도 환자마다 유전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약물이 어떤 환자에게는 효과적이지만, 다른 환자에게는 전혀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s)’입니다. 동반진단은 암 치료의 정밀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는 핵심 기술로, 2025년 현재 다양한 항암제와 함께 필수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동반진단의 개념과 의료적 필요성
동반진단이란 특정 약물의 효과나 부작용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환자의 유전자 또는 생물학적 표지를 분석하는 검사를 의미합니다. 이 검사는 치료제와 함께 병행되며, 약물 투여 전 환자가 해당 치료의 적합 대상자인지를 판단하는 데 사용됩니다. 즉, 동반진단은 단순한 유전자 검사를 넘어,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의학적 ‘가이드’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암 치료에서 동반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암이 유전적 돌연변이의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폐암 환자 중 EGFR 변이가 있는 경우에는 EGFR 억제제가 효과적이지만, 이 변이가 없는 환자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특정 유전자 변이가 존재할 때만 효과를 보이는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의 경우, 동반진단을 통해 환자의 적합성을 사전에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동반진단은 치료 효과 극대화뿐 아니라 의료자원의 효율적 사용이라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효과가 없을 환자에게 고가의 약물을 투여하는 것을 방지하고, 예상 가능한 부작용에 사전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궁극적으로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이면서, 의료 시스템 전체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는 기술입니다.
활용되는 유전자 검사 기술과 검체 종류
동반진단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기술은 유전자 돌연변이 분석입니다.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RT-PCR, FISH, 면역조직화학(IHC) 등이 대표적이며, 각각의 기술은 표적하는 바이오마커나 진단 목적에 따라 선택됩니다. 예를 들어, HER2 양성 유방암에서는 IHC와 FISH를 통해 HER2 유전자 증폭 여부를 판단하고, 해당 여부에 따라 트라스투주맙 등의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액체생검(liquid biopsy)을 활용한 비침습적 유전자 검사도 동반진단에 도입되고 있습니다. 혈액, 소변, 타액 등에서 유리된 암세포 DNA를 분석하여 암세포의 유전자 변이를 파악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조직검사가 어려운 위치에 있는 종양이나, 수술 후 재발 모니터링이 필요한 환자에서 큰 장점을 발휘합니다. 액체생검은 반복적 검사에도 부담이 적고 빠른 결과 도출이 가능하여 임상 적용성이 높습니다.
암종에 따라 진단 대상 유전자는 다르며, 일부 항암제는 특정 유전자 하나에만 반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MSI-H 상태를 가진 대장암이나 자궁내막암 환자에게는 면역항암제가 잘 작용하며, BRCA 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에게는 PARP 억제제가 적합합니다. 이처럼 동반진단은 특정 암종에 대한 정밀한 치료 선택의 핵심 조건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임상 적용 현황과 발전 전망
2025년 현재 동반진단은 이미 다수의 항암제에 있어 필수 조건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미국, 유럽,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신약 승인 시 동반진단 기술과 함께 허가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로 특정 유전자 검사 결과가 없으면 해당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제도화되어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주요 상급종합병원에서는 항암제 처방 전에 유전자 검사 결과를 필수적으로 확인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와 민간 병원이 협력하여 정밀의료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다양한 바이오마커 기반 진단 키트가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암 유전체 정보의 국가 데이터베이스가 확대되면서, 동반진단의 정확도와 적용 범위도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신약 개발뿐 아니라, 기존 항암제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AI와 통합된 정밀진단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진단 속도와 정확도는 더욱 향상될 것입니다. 또한 기존의 단일 유전자 중심에서 벗어나, 다중 유전자 프로파일을 분석해 보다 복합적인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동반진단은 단순한 검사를 넘어, 암 치료의 핵심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환자 맞춤형 의료 실현의 중심축으로 계속해서 중요성을 더해갈 것입니다.